"진짜 많이 먹을거야"
"그래 알겠어 알겠다구~"
"이것저것 다 먹을거야. 말리지 마!"
"알겠다니까! 전주가 그렇게 먹을게 많아? 맨날 쪼끔 먹고 배부르다고 숟가락 내려놓으면서 욕심부터 내더라"
몇 번씩 다짐을 받았다, 이번 여행은 먹방 컨셉으로 할거라고.
4월27일~5월2일, 5박6일 여행
계획짤 때 고려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초등 5학년 조카와 함께 가기 때문에.
목적지, 숙소, 여행 컨셉, 방문지, 식당... 등등등.
'나도 만족할 수 있고, 어린 조카도 좋아할 만한 곳으로 가야지'
폭풍 검색.
맛집, 군것질 거리도 많고, 문화, 역사 유적지도 많은 곳, 전주와 군산으로 정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2박3일
숙소 앞에 주차를 해놓고, 네이버지도에 저장해 둔 맛집으로 출발!
군것질거리와 식당들이 즐비했고, 먹을거리를 하나씩 입에 물고 있는 관광객들을 보니 덩달아 너무 신났다.
1. 길거리야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124
전주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바게뜨버거.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1개만 사서 셋이 나눠먹었다.
다음날 또 먹어야지 했는데, 이동하다가 결국 못사서 지금까지도 생각이 난다.
조카는 바게뜨 빵이 맛있다고, 빵만 뜯어먹을 정도였다.
전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메뉴, 비빔밥, 콩나물국밥.
그래도 전주의 명물이라 맛집을 찾아갔다.
2. 현대옥 남부시장점 (콩나물국밥집)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63
주차. 남부시장천변유료주차장, 풍남문상점가고객주차장, 인근도로갓길(주차단속표지있으나 주차된 차량이 많았음)
현대옥 콩나물국밥집은 워낙 유명한 곳이다.
아침일찍 방문했는데도, 대기줄이 있었다.
빈 속이라 순한맛으로 콩나물국밥 3개를 시켰고, 깔끔한 맛이 좋아서 오징어사리는 넣지않았다.
오징어젓갈, 장아찌, 김치, 새우젓이 한 접시에 담겨 나오고, 테이블마다 김이 놓여져있다.
정말 시원하고 술도 안마셨는데 속이 풀리고 든든했다.
조카와 동생은 수란에 콩나물국밥을 먹는 것이 처음이었는데, 군산에서도 전주 콩나물국밥 그 맛을 기대하고 먹었지만 그 맛이 아니라 다 남겼었다.
조카는 여행 후 집에 가서도 전주 콩나물국밥이 생각난다며, 해달라고해서 만들어줬단다.
그런데 그 맛이 아니라고......
3. 하숙영가마솥비빔밥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5길 19-3
주차. 식당 인근에 유료 주차장 (산업은행, 기업은행, 삼화, 위가드, 콩새, 기은 주차장)
식당에서 1시간 주차 지원을 해준다.
가게 앞에 대기하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의자에 앉아 기다리니 생각보다 빨리 차례가 왔다.
10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각각의 흰색 접시 담겨져 나왔다.
잡채, 가지튀김, 맛탕, 무나물, 튀각, 무김치, 생선튀김 등등.
반찬들이 하나같이 다 깔끔했다.
전라도 음식은 짤 것이라는 편견이 좀 있었는데, 생각보다 짜지않고,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라서 놀랐다.
'아 유명한 곳은 다 이유가 있구나'
감탄했다.
매운 잡채는 처음 먹어봤는데, 자꾸 손이 가는 맛이었다.
전주식 잡채인건지는 모르겠다.
까만색 반찬은 도라지나 더덕인 줄 알고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당근정이었다.
당근정은 들어본적도 없고 처음 먹어봤는데, 건강한 맛이었다.
비빔밥과 함께 보글보글 끓고 있는 그대로 된장찌개가 나왔다.
그냥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된장을 사가고 싶을 만큼 구수한 찌개였다.
놋그릇에 고추장, 콩나물, 당근, 양배추, 쪽파, 김, 무나물, 볶은소고기 등 비빔밥 재료들이 담겨 나왔고, 가마솥에서 한 밥이 개인 돌솥에 담겨져 나왔다.
우리 셋은 모두 육회비빔밥이 아닌 기본비빔밥을 먹었는데, 밥맛이 고소하고, 모든 재료들이 조화를 이루어 깔끔한 맛을 만들었다.
그 중에 최고는 고추장 맛이었다.
'아~ 이 집 장 맛집이구나'
된장찌개의 된장 뿐만 아니라 비빔밥의 고추장도 너무너무 맛있었다.
직접 담은 장이라더니 역시 시중에 파는 장과는 다른 맛이었다.
그래서 이 집 비빔밥은 매일 먹고싶은 맛이었다.
조카는 워낙 한식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비빔밥을 잘 먹는데, 너무 맛있다고 내일 또 먹고 싶다고 할만큼 좋아했다.
집에 와서 콩나물국밥 뿐만 아니라 하숙영가마솥비빔밥도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해서 동생이 진땀을 뺏다고 했었다.
한옥마을에는 늦은 저녁시간에도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고 늦게까지 영업하는 곳도 많았다.
조카도 평소 엄마가 해준 음식만 먹고 바깥 음식은 잘 안먹는데,
저녁에 나와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사먹는 분위기가 꽤나 신났던 모양이다.
새로운 음식은 잘 먹지않는데, 전주에서는 처음보는 음식도 먹어보려고하고,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니 '많이 컸구나' 싶었다.
4. 교동육전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25
인근에 서민****육전도 있는데, 우리는 소고기가 좋고 줄 서기 싫어서 교동육전을 선택.
탁월했다.
나도 육전은 처음 먹어봤는데, 얇게 씹히는 고기맛이 좋았다.
파무침이랑 먹으니 기름의 느끼함을 잡아줬다.
5. 애플수박통주스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23 1층
교동육전 바로 옆에 애플수박통주스 가게가 있다.
수박 1개를 사면 수박속을 갈아 수박주스를 수박통안에 넣어주고 남은 것은 주스컵에 담아준다.
6. 오짱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26
오짱은 수박주스 가게 바로 건너편에 있다.
스윗어니언 맛을 샀는데, 매우 자극적이고 짰다.
라면스프처럼 자극적인 맛 좋아하는 동생이 다 먹었다.
전주 맛집들은 한옥마을 인근에 몰려있고, 조금 멀어도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범위에 있어서 차를 타고 왔다갔다 하지 않아도 되서 편했다.
너무 더워서 차를 가져가도 다행히 주차 공간을 찾을 수 있었다.
부모님께 이번 여행 얘기를 해드리니 부모님도 전주에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머지않아 다시 한번 전주먹방여행을 가야할 것 같다.